손택수 - 고군산군도

외로움도 이젠 섬의 차지가 아니다

애인이 생기면 무인도에 가서
배를 끊겠다던 청춘은
어디로 갔나

무인 카페에서 반나절 보내고
숙소는 무인 호텔, 슈퍼도 무인 점포
무인이 수두룩하다

천 리 만 리
가끔씩은 한밤에 혼자서
바다를 찾아가던 내가 그립다는 사람아

섬을 잃고 마침내 나는
섬이 되었다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문학동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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