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동탄 9
앞가슴 단추둘을 풀어헤치고 걷는 품속으로
벚꽃잎이 뛰어든다
순간,
스카프가 지느러미처럼 흔들린다
꽃비늘 하나로 묵직한 걸음이 유영으로 바뀐다,
바뀐다, 그럴리가 없지만,
나는 나를 설득중이다
살다보니 이런 순간들도 있다고,
꽃잎 하나로
가슴에 먼바다
밀무리
오르 내린다
약속 시간에 늦지 않도록 뛰어 오르던 서동탄역 출구
날리는 꽃잎이 입술을 첫키스처럼 스쳤다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문학동네,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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