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는 드라마에서처럼 누군가를 좋아해서 생기는 감정은 아니다 그것은 제가 저를 너무나 좋아해서 생기는 습기 같은 것이라 해수욕장의 발바닥이다 털어도 털어도 모래가 붙는다 도넛 방석 위에 앉아 불 꺼진 모니터를 바라보면 거기에 진짜 내가 있다 늠름한 표정으로 나는 내가 좋아서 미치겠는 날도 많은데 남은 나를 좋아해 미칠 수는 없겠지 오늘은 동료가 어디 심사를 맡게 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후배가 어디 상을 받게 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친구가 어디 해외에 초청되었다고 하고 오늘은 그 녀석이 저놈이 그딴 새끼가 오늘은 습도가 높구나 불쾌지수가 깊고 푸르고 오늘도 멍청한 바다처럼 출렁이는 뱃살 위의 욕심에 멀미한다 나는 나를 사랑해서 나를 혐오하고 나는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변명하고 토하고 책상 위에 앉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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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 :/서효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