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고 자라 살던 마을로 왔다.
내 인생이 시작되었던 곳에 도착한 셈이다.
시를 정리하면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데,
또다른 새 얼굴들이 보여서 설렜다.
참새와 잠자리가 같은 전깃줄에 앉는다.
발등을 내려다 본다.
속셈 없는 외로움이 사람을 가다듬는다.
강가가 차차 환해진다.
아버지에 대한 시를 쓰면서 편안함을 얻었다.
홀로 멀리 갈 수 있다.
2016년 9월
김용택
'울고 들어온 너에게'
창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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