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들의 시 : 시시 좋아하는 시인들의 시모음

창 밖에는 노을이 밀려오구요
燒酒 한잔 생각만 간절하구요
바람에 섞여 소문들 흘러가네요
나는 앉아서 늙어만 가요
내 눈꺼풀의 창문은 어둡고 쓸쓸해
자전거를 타고 가던 당신의 모습도
보이지 않아요 떠가는 염소구름도
이제는 보이지 않아요
나는 지금 추억 안에 서서
거리의 나무들과 함께
걸어가네요
거리는 이미,
하늘로 통하는 동굴의 입구 같은
별들이 무수한 길들을 만드는 밤이구요



'단편들'
세계사,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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